영화의 첫 1세기인 20세기에 탄생한 기념비적인 작품 200편을 소개한다. 영화 저널리즘 부문 최초의 퓰리처 상 수상자 로저 에버트가 목록을 만들고, 각 영화들에 대한 에세이를 썼다. 1997년부터 「시카고 선 타임스」연재하기 시작한 리뷰 중에서 고른 원고를 두 권의 책에 나누어 담았다.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 영향력 영화평론가로서, 수십 년 동안 계속해온 지은이의 성실한 영화 분석이 빛을 발한다. 영화 전문지가 아닌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일간지 영화담당 기자의 신분으로 쓴 글이기 때문에 쉽고 분명하다. 영화의 플롯과 스타일이 한 호흡에 읽히는 것도 장점이다.

2002년과 2005년 각각 1권과 2권이 차례로 나왔다. 2003년 국내에서 출간된 <위대한 영화 1>의 번역본은 미국판에서 다룬 10편의 영화를 제외한 90편의 영화 리뷰만을 담고 있다. 당시 국내에서 구하기 힘들어 제외했던 작품 10편에 대한 평을 추가 번역, <위대한 영화 2> 출간에 맞추어 <위대한 영화 1>의 완역본을 함께 선보인다. 뉴욕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 메리 콜린스가 선별한 스틸 사진이 글과 함께 실려 있다.

로저 에버트의 한 마디

위대한 영화들을 많이 보면 감독들의 목소리와 스타일이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한다. 여러분은 영화감독 개인이 만든 영화가 있는 반면, 집단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어떤 영화들은 출연 배우들이 전부다(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의 영화가 그렇다). 잘 만들어진 수준을 뛰어넘은 '스타워즈' 같은 걸작 장르 영화도 있다.

대부분의 영화는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스타일과 분위기, 비전을 보여준다. 영화감독은 여러분의 상상력이라는 현악기를 연주한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면, 다른 감독의 작품을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 될 것이다. 어느 틈에, 영화감독은 여러분의 친구 같은 존재가 돼버린다. 루이스 부뉴엘 감독은 인간 본성이 파렴치하다는 사실을 즐거워하였다.

가톨릭 신자인 마틴 스코시즈 감독은 죄를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대한 끔찍한 괴로움 때문에 영화를 만들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개인을 경시하는 국가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을 찬양하였다. 빌리 와일더 감독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저지르는 짓에 대경실색하였다.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꿈과 유사한 특징을 담은 이미지들을 창조해냈다.

영화애호가라면 언젠가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오즈의 세계에 들어서면, 영화가 사물의 움직임을 다루는 예술이 아니라, 움직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의 여부를 다루는 예술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